Vanishing Horizon of the Sea

I Feel
2014

추라얀논 시리폴(Chulayannon Siriphol)은 1986년 방콕에서 태어나 영화·비디오를 전공한 젊은 작가이다. 대표작으로는 (2004), (2005), (2006), (2010) 등이 있으며, 함부르크 국제단편영화제(International Short Film Festival Hamburg, 2010), 하노버국제영화제(Hannover International Film Festival, 2009), 야마가타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Yamagata International Documentary Film Festival, 2011) 등 많은 국내외 영화제 및 전시에서 상영 및 수상한 바 있다.
시리폴은 매체에 대한 관심과 대중성 때문에 단편영화의 형태를 선택했지만, 주류영화에서 사용되는 것과는 거리가 먼 주제나 아이디어를 냉소와 블랙유머를 통해 드러내곤 한다. 작가에게 영화는 특별한 기술이나 장비 없이도 쉽게 제작, 복제, 배부할 수 있는 매체, 자신의 생각을 즉각적으로 담아내서 대중들에게 빠르게 전파하는 정치성을 가진 매체이다. 추라얀논 시리폴의 작품은 자신의 마음에 충격을 준 재료나 형상, 이야기에서 출발한다. 개인의 경험과 느낌에서 시작된 작품의 소재는 점차 다른 사람의 이야기, 사회나 국가 안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로 변형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주로 지난 6~7년 동안 태국사회에 악영향을 끼친 사건들을 다루고 있다.
본 전시에서 소개되는 는 작가의 사적인 기억과 사회적 문제들을 관객의 눈앞에서 만나게 함으로써 개인과 사회를 연결하고자 한 작품이다. 시체가 바다에 떠있는 장면, 바다에 유골함을 던지고 꽃을 뿌리는 장면, 깨진 그릇들이 바다 아래로 가라앉는 장면, 과일이 썩어가는 장면 등 분절된 영상들은 죽음과 추모, 점점 희미해지고 사라져가는 과거의 사건과 그에 대한 기억을 담고 있다. 영상에는 아날로그방식으로 촬영한 낡은 VHS 테잎이 사용되었는데, 필름 위에 그림을 그리거나 그림과 합성을 하고, 고속재생과 되감기를 반복할 때 나타나는 물결무늬를 우연적인 요소로 활용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구식의 미디어를 새로운 재료로 변형시키는 실험을 한다. 이것은 또한 VHS 테잎을 사용했던 과거의 시간, 즉 되돌릴 수 없는 시절, 지나간 기억들과 소통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마치 동영상으로 과거에 대한 시쓰기를 하는 듯한 이 작업에서 음향은 중요한 요소이다. 파도소리, 테잎 돌아가는 소리 등은 리드미컬하게 반복, 변형되고 때로 다른 소음과 섞이면서 전자음악을 연상시키는 독특한 사운드를 만들어낸다. 또한 잔잔하게 울려퍼지는 오르골 소리는 지난 기억에 대한 쓸쓸함과 아련함을 더해주며 화면의 분위기를 주도한다.
이 작품은 작가의 개인적인 기억에 관한 것이지만, 동시에 최근 태국에서 일어난 자연재해와 인재 등 사회구성원들이 공유하는 비극적 사건들을 상기시키고 이를 공론의 장에 가져온다. 미성숙한 근대와 급성장, 비균형적 발전으로 인해 태국이 겪은 다양한 사회적 재앙들은 오늘날 우리나라가 직면한 비극과 맞닿아있다. 이 작품은 정형화되고 부조리한 사회시스템에 대한 비판과 반성의 목소리로서,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게 한다.

작가명추라얀논 시리폴 Chulayannon Siriphol
상영시간24min
섹션명I Feel

ARTIST/작가

추라얀논 시리폴 Chulayannon Siriph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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