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영화가 가진 힘, 이화영상제를 통해 전달하다

 

2018년 이화영화제의 시작부터 함께 한 「작은 영화의 함성」은 ‘독립영화’라는 단어가 자리잡기 전 소규모 영화를 가리키는 말 중 하나였던 ‘작은 영화’에서 착안, 활동을 막 시작한 ‘작은’ 영화인들이 표출하는 ‘큰’ 목소리를 담아내고자 만든 섹션이다. 전공자/비전공자의 구분 없이 전국의 감독들을 대상으로 공모를 진행한 후 엄정한 심사를 통해, 기존 상업 영화에 비해 소규모의 스케일을 보일지라도 또렷한 시각과 첨예한 방식으로 문제의식을 드러내는 작품을 선별하여 상영한다.

어느 영화에서나 작품을 통해 사회 문제를 반영할 수 있다. 그러나 관객의 구미를 맞춰 어느 정도 노골적인 표현을 자제하는 상업영화와 달리, 독립 영화에서는 관객을 불편하게 만들 정도의 적나라한 표현이 가능하다. 이러한 독립 영화의 특성은 독립영화가 거대한 자본과 조직을 등에 업고 만들어지지 않는 소위 ‘작은’ 영화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이렇게 독립 영화가 자유로운 표현이 가능한 만큼, 관객들은 그 사실성과 날카로운 문제의식에 불편함을 느낄 수 밖에 없다. 독립영화에서 그리는 현실은 우리의 현실과 너무나도 닮아 있고, 이 현실을 날 것 그대로 드러내기 때문이다. 독립영화가 선사하는 불편함은 우리가 평소에 본능적으로 회피하려고 하는 문제들이다. 그러한 현실의 문제를 러닝타임 내내 있는 그대로 직시해야 하기 때문에 관객들은 힘들다. 그리고 이 불편함은 러닝타임 동안 잠깐 머무는 게 아니다. 관람 후에도 그 불편하고 씁쓸한 뒷맛이 계속 남아 있다. 작은 영화의 함성이란, 이와 같이 현실 문제를 날카롭게 드러내 관객들의 인상에 강하게 심어 놓고 계속 그 현실 문제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는 의미에서 지어진 타이틀이다.

 

작은 영화의 함성을 통해 우리의 현실을 마주하다
이번 「작은 영화의 함성」에 출품된 작품들 역시 현재 우리가 맞닥뜨리고 있는 사회 문제를 그리고 있다. 올해 수상작으로 선정된 <거미>는 가부장적 사회에서 결혼을 준비하는 여성의 불합리함과 불안을 그려내고 있고, <이상한 슬픔>에서는 대한민국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인 학력 차별에 대해 다루고 있다. 이외에도 <나는 오늘 죽는다>에서는 사람의 취향에 맞게 개량된 강아지들은 버려져, 보호시설에 거둬지지만 결국에는 절반 가량 안락사를 당하는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나는 오늘 죽는다>, 박영광, 29min 9sec, 2020

그러나 작은 영화는 이와 같은 현실 비판에만 그치지 않는다. 현실이 아무리 참혹하고 고통스러워도, 주인공들은 거기에 맞서 싸우며, 각자 자신의 주체성을 지켜 나가는 방법을 터득해 나간다. <진숙이>에서는 외모가 징그럽다는 이유로 진숙이의 파리지옥 ‘천하장사’는 창가 화분들 사이에서 찬밥 신세를 면하지 못하지만, 진숙이는 ‘천하장사’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계속 투쟁한다.

<진숙이>, 조정민, 15min 16sec, 2019

 

온라인 이화영화제(EFF), 더 뚜렷해진 그들의 함성
2020년 이화영화제의 메인 타이틀은 ‘핑-퐁 : 커진 공간, 높아진 목소리’다. 구획과 한계가 없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오히려 더 뚜렷한 목소리를 전달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나온 타이틀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으로 영화제를 진행하게 되었지만, 오히려 작은 영화들은 소통하기를 멈추지 않고, 온라인을 통해 더 많고 다양한 관객들에게 다가갈 수 있게 되었다.

<침묵을 깨는 사람들 – 존엄하게 피 흘릴 권리>, 김유민&하해찬, 8min, 2020

 

「작은 영화의 함성」 섹션을 통해서 우리가 소위 ‘비주류’라고 여겼던 사람들을 전면적으로 내세워, 그들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들어본다. 이해와 공감이 상실된 사회에서 다른 사람의 시각을 통해 나를 돌아보고, 타인을 이해해야, 사회를 더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다. 이번 온라인 이화 영화제는 「작은 영화의 함성」을 통해 작은 영화가 가진 신선함과 다양성을 관객들에게 전달하고자 한다.

 

[ 행사 개요 ]
행사명
 온라인 이화 영상제(Ewha Movie Festa – on line)
            핑-퐁 : 커진 공간, 높아진 목소리   PING-PONG: bigger the space, higher the voice
행사구성 이화영화제 EFF(Ewha Film Festival)
                이화미디어아트 국제전 EMAP(Ewha Media Art Presentation)
일정 2020년 6월 26일(금) ~ 7월 10일(금)
주최 이화여자대학교

[ 행사 구성 ]
이화영화제EFF(Ewha Film Festival) 작은 영화의 함성」 섹션

경쟁부문
<거미>, 구소정, 29min 45sec, 2019
<아니 감독님 생각을 해보세요>, 하나, 20min, 2019
<오른쪽>, 김다운, 13min, 2019
<이상한 슬픔>, 오세호, 18min 38sec, 2019
<진숙이>, 조정민, 15min 16sec, 2019
<Frame>, 장유하, 12min 48sec, 2020

비경쟁 부문
<그녀의 히어로>, 김지희, 14min 2sec, 2019
<나는 오늘 죽는다>, 박영광, 29min 9sec, 2020
<서정의 세계>, 김수로, 17min 47sec, 2019
<수학여행 가는 길>, 송시윤, 16min 53sec, 2019
<아버지가방에들어가신다!>, 이민섭, 17min, 2019
<여고생의 기묘한 자율학습>, 김보원, 19min 54sec, 2019
<침묵을 깨는 사람들 – 존엄하게 피 흘릴 권리>, 김유민&하해찬, 8min, 202

 

김소정(이화영상제 홍보매체)

2020년 07월 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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